PARK KYUNGMI COLUMN · 청소년·학교

자존감이 낮아진 아이, 칭찬을 많이 해주면 괜찮아질까요?

작성 · 박경미 상담사 · 게시 2026. 9. 29.

핵심 답변
아이의 자존감은 칭찬의 양만으로 회복되지 않습니다. 상담에서는 아이가 언제 자신을 낮추는지, 실패를 어떤 의미로 받아들이는지, 그 뒤 발표·과제·친구관계를 얼마나 피하는지, 실제 성공 경험을 만들 기회가 줄고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과제를 앞두고 자신감이 떨어져 망설이는 아이의 모습을 표현한 이미지

“친구는 수학을 잘하는데 나는 왜 이것도 못하지?”

“발표했다가 틀리면 애들이 이상하게 볼 것 같아요. 그냥 안 하면 안 돼요?”

“잘했다고 말해줘도 못 믿어요. 엄마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래요.”

“조금만 지적해도 ‘나는 원래 못해’라고 하고 바로 포기합니다.”

아이에게 이런 말이 반복되면 부모는 자존감부터 걱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더 많이 칭찬해주고, 좋은 점을 알려주고, “너는 할 수 있어”라고 격려해보기도 합니다.

그런데 생각보다 쉽게 달라지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칭찬을 듣는 순간에는 괜찮아 보여도 다음 시험이나 친구 관계에서 다시 “나는 안 돼”라는 말이 나옵니다.

이럴 때 상담에서는 자존감이 낮다는 말 하나로 아이를 설명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어떤 상황에서 자신을 낮추는지, 무엇을 실패라고 받아들이는지, 그 뒤 무엇을 피하는지, 실제 생활이 얼마나 좁아지고 있는지를 함께 봅니다.

“나는 원래 못해”라는 말 앞에는 반복된 장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아이의 자기평가는 어느 날 갑자기 생기기보다 여러 경험이 쌓이면서 굳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문제를 풀다가 자주 막혔을 수 있습니다. 친구와 비교되는 말을 들었을 수도 있고, 준비물을 자꾸 잊어 혼난 경험이 반복됐을 수도 있습니다. 발표에서 한 번 실수한 뒤 친구들이 웃었던 장면을 오래 기억하고 있을 수도 있습니다.

처음에는 “이번에 잘 못했다”였던 생각이 반복되면 “나는 원래 못한다”로 바뀔 수 있습니다.

이 차이는 중요합니다. 한 번의 실패는 다음에 다시 해볼 수 있는 사건이지만, “나는 원래 못하는 사람”이라는 결론이 붙으면 새로운 시도를 할 이유가 줄어듭니다.

그래서 자존감이 떨어진 아이를 볼 때는 아이가 자신을 어떻게 말하는지만 듣지 않습니다. 그 말이 나오기 직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를 봅니다.

틀릴까 봐 피하기 시작하면 자신감을 회복할 기회도 줄어듭니다

자신감이 떨어진 아이는 꼭 울거나 풀이 죽어 있는 모습으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숙제를 시작하지 않고 계속 미룰 수 있습니다. 발표 순서가 오면 배가 아프다고 할 수도 있고, 새로운 학원이나 모임을 싫어할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 먼저 말을 걸지 않으면서 “친구가 없어도 괜찮아”라고 말하기도 합니다.

부모에게는 게으르거나 의욕이 없는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이의 머릿속에서는 다른 계산이 이루어지고 있을 수 있습니다.

“해봤다가 못하면 내가 못하는 게 확실해져.”

“안 하면 적어도 틀리지는 않아.”

“친구에게 먼저 다가갔다가 거절당하면 더 창피해.”

피하면 당장은 마음이 편해집니다. 문제는 그다음입니다. 시도하지 않았기 때문에 “생각보다 할 만했다”, “틀려도 괜찮았다”, “친구가 받아줬다”는 새로운 경험도 만들기 어렵습니다.

결국 자신감이 없어서 피하고, 피해서 성공 경험이 줄고, 성공 경험이 줄어 다시 자신감이 떨어지는 흐름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과제를 앞두고 자신감이 떨어져 시작을 망설이는 아이의 모습
과제를 피하는 행동만 보기보다, 시작하기 직전에 아이가 무엇을 걱정하고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칭찬을 많이 해도 아이가 믿지 못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자존감이 걱정되면 부모가 가장 먼저 하는 것이 칭찬입니다. 칭찬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닙니다. 다만 아이가 이미 “나는 못한다”는 결론을 강하게 믿고 있다면 막연한 칭찬은 잘 들어가지 않을 수 있습니다.

아이는 “엄마니까 그렇게 말하는 거야”, “이번에는 운이 좋았던 거야”, “다음에는 또 못할 거야”라고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넌 최고야”, “넌 뭐든 할 수 있어”라는 말도 아이가 경험한 현실과 너무 멀게 느껴지면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아이의 존재를 평가하는 큰 칭찬보다 실제 행동을 구체적으로 짚는 편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어려운 문제였는데 바로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읽어봤네.”

“친구에게 먼저 물어보는 게 긴장됐는데 그래도 해봤구나.”

“틀린 뒤에 답을 지우고 다시 해본 게 중요했어.”

핵심은 아이에게 좋은 말을 많이 들려주는 것만이 아니라 자신이 해낸 행동을 아이가 실제 경험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낮은 자존감처럼 보여도 원인은 서로 다를 수 있습니다

“나는 못해”라는 말이 같아도 그 뒤의 이유는 다를 수 있습니다.

불안이 큰 아이는 실패 자체보다 평가받는 상황을 두려워할 수 있습니다. 완벽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이 강해 조금이라도 틀릴 가능성이 있으면 시작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우울감이 커진 아이는 이전보다 에너지가 떨어지고, 좋아하던 활동에도 흥미가 줄면서 자신에 대한 평가까지 부정적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ADHD나 실행기능의 어려움이 있는 아이는 준비물, 숙제, 시간관리에서 반복적으로 실패하고 지적받으면서 “나는 왜 이것도 못하지”라는 결론을 내릴 수 있습니다. 겉으로 조용하지만 시작과 마무리가 계속 어려운 경우에는 초등 ADHD·조용한 ADHD 칼럼도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학습 자체가 버거운 아이는 노력 부족이 아니라 이해되지 않는 과제를 계속 만나면서 자신감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또래관계에서 반복적으로 소외되거나 비교당한 경험이 있다면 공부보다 관계에서 자기평가가 무너질 수도 있습니다.

부모와의 상호작용도 함께 봅니다. 부모가 아이를 일부러 낮추지 않았더라도 매일 “빨리 해”, “왜 또 틀렸어”, “친구는 잘하는데 너는 왜 그래” 같은 대화가 쌓이면 아이는 자신의 약점이 계속 확인된다고 느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상담에서는 자존감을 하나의 원인으로 보지 않고, 무엇 때문에 아이가 자신을 낮추기 시작했는지를 구분합니다.

상담에서는 아이가 자신을 낮추는 ‘순간’을 구체적으로 봅니다

“우리 아이가 자존감이 낮아요”라는 말만으로는 무엇을 바꿔야 할지 정하기 어렵습니다.

상담에서는 장면을 더 구체적으로 좁힙니다.

시험지를 받은 뒤 점수부터 보는지, 친구 점수를 먼저 묻는지, 한 문제를 틀렸을 때 “이번 문제를 틀렸다”고 생각하는지 “나는 수학을 못한다”고 결론내리는지 살펴봅니다.

친구에게 거절당했을 때 “오늘 같이 못 놀았다”고 받아들이는지, “아무도 나를 좋아하지 않는다”고 넓게 해석하는지도 봅니다.

부모가 조언할 때 아이가 도움으로 받아들이는지, “또 내가 못했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는지도 중요합니다.

그다음 행동을 봅니다. 포기하는지, 숨기는지, 짜증을 내는지, 시작을 미루는지, 부모에게 대신 해달라고 하는지, 아예 도전할 일을 고르지 않는지를 연결합니다.

이 과정을 보면 ‘자존감’이라는 큰 단어가 실제로 변화시킬 수 있는 생각과 행동의 장면으로 바뀝니다.

아이의 반복되는 실패와 자기비판을 상담에서 함께 정리하는 부모 상담 장면
상담에서는 아이의 말만 따로 떼어 보지 않고 학교·가정·또래관계에서 반복되는 장면과 부모의 대응까지 함께 살펴봅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자신감을 가져’보다 실패를 해석하는 방식을 봅니다

아이에게 “자신감을 가져”라고 말하는 것은 쉽지만, 아이 입장에서는 어떻게 해야 자신감을 갖는지 알기 어렵습니다.

인지행동치료에서는 아이가 어려운 상황에서 자동으로 내리는 결론을 구체적으로 살펴봅니다.

“한 번 틀렸으니 나는 못해.”

“친구가 대답을 늦게 했으니 나를 싫어해.”

“선생님이 수정하라고 했으니 나는 잘못했어.”

이런 생각을 무조건 “긍정적으로 생각하자”로 바꾸지는 않습니다. 실제 사실과 아이의 해석을 나누고, 다른 가능성을 함께 검토합니다.

그리고 생각만 바꾸려 하지 않습니다. 아이가 감당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다시 해보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발표 전체가 너무 어렵다면 짧은 문장 하나를 읽어보는 것부터 시작할 수 있습니다. 숙제를 완벽히 끝내려다 시작을 못 한다면 첫 문제를 푸는 행동부터 정할 수 있습니다. 친구에게 먼저 다가가는 것이 어렵다면 인사나 간단한 질문처럼 부담이 낮은 행동을 연습할 수 있습니다.

자존감은 “나는 잘해”라고 반복해서 말한다고 생기기보다, 불편해도 해보고 결과를 견딘 경험이 쌓이면서 달라질 수 있습니다.

부모가 실패를 없애주면 오히려 아이가 자기 힘을 확인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아이의 자신감이 떨어져 있으면 부모는 실패하지 않게 도와주고 싶어집니다.

숙제를 대신 확인해주고, 준비물을 모두 챙겨주고, 친구 문제에 바로 개입하고, 어려운 과제는 빼주고 싶을 수 있습니다.

당장은 갈등이 줄고 아이도 편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부모가 항상 실패 가능성을 제거하면 아이가 “내가 해봤더니 되었다”는 경험을 만들기 어렵습니다.

반대로 갑자기 “이제부터 네가 다 알아서 해”라고 손을 떼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필요한 것은 아이가 현재 할 수 있는 수준보다 조금 어려운 일을 정하고, 부모가 어느 정도까지 도울지 조정하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가방을 전부 챙겨주는 대신 체크리스트를 같이 만들고 마지막 확인만 아이가 하게 할 수 있습니다. 숙제 답을 바로 알려주기보다 첫 문제를 읽고 무엇을 묻는지 말해보게 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해줄 역할은 아이를 계속 평가하는 사람이 아니라 작은 시도와 회복을 알아차려주는 사람에 가깝습니다.

학교와 친구 관계에서 위축이 커졌다면 자존감만의 문제로 보지 않습니다

친구 앞에서 말을 거의 하지 않거나, 발표를 심하게 피하거나, 등교 자체를 힘들어한다면 “자존감이 낮아서 그래”라고만 설명하면 중요한 문제를 놓칠 수 있습니다.

평가에 대한 불안이 큰지, 또래관계에서 실제 갈등이나 소외가 있었는지, 우울감과 무기력이 함께 커졌는지 살펴봐야 합니다.

청소년기에는 부모에게는 괜찮다고 말하면서 학교생활에서 위축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반대로 학교에서는 버티고 집에 와서 “나는 아무것도 못해”라고 무너지는 아이도 있습니다.

불안이 중심이라면 사춘기 불안 칼럼, 기분 저하와 생활 위축이 함께 나타난다면 사춘기 우울증 증상 칼럼처럼 아이의 실제 변화와 연결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상담과 검사는 무엇부터 시작해야 할까요?

자신을 낮추는 말이 늘었다고 해서 모든 아이가 심리검사부터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최근 특정 사건 이후 자신감이 떨어졌고 생활 전반은 유지되고 있다면 상담에서 상황과 생각, 부모의 대응을 먼저 정리해볼 수 있습니다.

반면 오래전부터 학습·집중·또래관계·정서 문제가 함께 반복되었고, 왜 어려움이 지속되는지 구분하기 어렵다면 심리검사를 함께 고려할 수 있습니다. 검사는 ‘자존감 점수’를 하나 확인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 아이의 인지적 특성, 정서 상태, 행동과 관계 양상을 실제 생활 정보와 함께 해석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아이가 초등 연령이라면 아동 상담 안내에서 부모가 어떤 생활 장면을 준비하면 좋은지 살펴볼 수 있습니다. 사춘기 이후 학교·친구·부모 갈등이 함께 커지고 있다면 청소년 상담 안내를 참고할 수 있습니다.

여러 어려움이 겹쳐 원인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면 심리검사 선택 안내에서 어떤 경우 평가 범위를 넓혀 살펴보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아이의 자존감을 볼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스스로를 믿어’라고 설득하는 일이 아닙니다

부모가 아이에게 자신감을 주고 싶어 하는 마음은 자연스럽습니다. 하지만 아이가 이미 여러 번의 실패와 비교, 불안과 회피를 경험했다면 좋은 말을 더 많이 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아이가 “나는 못해”라고 말하는 순간을 찾아 그 앞뒤를 이해하는 것입니다.

무엇을 두려워했는지, 어떤 실패를 예상했는지, 그 뒤 무엇을 피했는지, 부모는 어떻게 반응했는지, 피한 결과 아이가 어떤 경험을 놓쳤는지를 살펴봐야 합니다.

그 흐름을 알게 되면 목표도 달라집니다.

아이를 늘 자신감 넘치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실수해도 다시 해보고, 비교해도 자기 할 일을 이어가고, 실패 한 번을 자기 전체의 가치로 확대하지 않는 경험을 늘리는 것입니다.

자존감이 낮다는 말이 반복되면서 공부·친구·학교생활까지 위축되고 있다면, 단순한 격려보다 아이가 자신을 낮추게 된 구체적인 장면부터 상담에서 정리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칭찬을 많이 하면 자존감이 올라가나요?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칭찬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아이가 자신의 실패 경험과 맞지 않는다고 느끼는 막연한 칭찬만 반복하면 잘 받아들이지 못할 수 있습니다. 결과보다 시도, 회복, 문제 해결 행동을 구체적으로 알려주는 것이 더 중요합니다.

“나는 바보야”, “나는 아무것도 못해”라는 말을 하면 상담이 필요한가요?
한두 번의 말만으로 판단하지 않습니다. 이런 표현이 반복되고, 과제·발표·친구관계·학교생활을 피하거나 기분과 수면, 식사, 흥미 같은 생활 변화가 함께 나타나는지를 봐야 합니다. 자신을 해치고 싶다는 말이나 죽고 싶다는 표현이 나오면 자존감 문제로만 보지 말고 안전 확인과 전문적인 평가를 우선해야 합니다.

자존감이 낮으면 심리검사를 받아야 하나요?
반드시 그렇지는 않습니다. 상담으로 현재 상황을 먼저 정리할 수 있고, 학습·집중·정서·또래관계 문제가 함께 얽혀 원인을 구분하기 어렵다면 검사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검사 이름보다 왜 검사가 필요한지 목적을 분명히 하는 것입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심리정보이며 개인에 대한 진단이나 의료적 판단을 대신하지 않습니다.

작성자 · 박경미 상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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